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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진주군> 한순간 마음을 건드리는 영화!! 재즈에 기대어 삶과 전쟁을 견뎠던 다섯 젊은이들의 초상화
재즈를 미치게 좋아했던 다섯 명의 남자가 있다. 재즈는 그들에게 전후 피폐해진 일본사회의 유일한 안식처였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겐타로(하기와라 마사토)는 고향으로 돌아온다. 그에게 재즈는 수없이 죽어나간 주검들을 잊어버리는 유일한 진통제이자 피난처. 겐타로뿐 아니라 가족들이 원폭피해를 당한 쇼조(오다기리 죠), 이념을 둘러싸고 가족과 갈등을 빚는 이치조, 전쟁 중 동생을 잃어버린 아키라, 마약중독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히로유키 등 5명의 남자들이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지고 재즈밴드 '럭키스트라이커'를 결성한다. <클럽진주군>은 이들이 재즈를 연주하고, 아파하는 과정을 따뜻하게 어루만진다.
<클럽 진주군>은 거대한 역사의 흐름 아래 자유롭고 싶었던 평범한 개인들의 이야기다. 연출을 맡은 사카모토 준지 감독은 <얼굴> <망국의 이지스> 등 전작들에서 보여줬던 개인과 국가의 문제를 재즈라는 소재로 풀어낸다. 음악에 방점이 찍히다보니 사회적 이슈를 전면에 부각시키기보다 전후 일본사회를 낭만적으로 들춰내는 데 집중한다. 인간에 대한 무한한 측은지심을 바탕에 둔 <클럽진주군>은 전후 일본의 풍경을 낭만적으로 담아낸 탓에 개인을 비극으로 몰아갔던 국가에 대한 반성적 시선은 부재한 편이다. 여전히 그들은 국가 앞에서 무력하고, 국가를 향해 경례하고 충성을 맹세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그럼에도 오다기리 죠의 연기와 멋진 재즈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 충분히 매력적인 영화다.
제2차 세계대전의 잔해가 채 가시지 않은 도쿄. 미 제국주의의 음악으로 재즈가 엄격히 금지되던 때, 재즈에 빠진 뮤지션들 중 몇몇은 몰래 옷장 안에 숨어서 그들이 사랑하는 음악을 듣곤 했다. 점령된 일본에서 재즈는 그들에게 안식처와도 같은 것이었다. 종전 후 그곳엔 코카콜라, 햄버거, 아이스크림 등 생전 처음 본 새로운 것들이 넘쳐나고 그들은 미국의 문화와 음악에 젖어 든다.
그 무렵 재즈를 사랑하는 다섯 젊은이들은 ‘럭키스트라이커’라는 밴드를 결성하여 미군들이 모이는 EM클럽에서 정기적으로 재즈를 연주한다. 어느 날 미군부대에 뛰어난 섹소폰 연주자 러셀이 부임해온다. 전쟁 중에 동생을 잃고 일본에 대한 증오로 매일 밤 악몽에 시달리던 그는 ‘럭키스트라이커’를 돈만 밝히는 저속한 집단으로 취급한다. 사사건건 부딪히는 리더 겐타로와 러셀의 팽팽한 신경전 가운데 사이는 점점 악화 되가는데…
상반된 성격의 형제와의 갈등, 마약의 유혹, 전쟁 중 잃어버린 동생 찾기 등 각자의 사정이 겹치면서 멤버들은 와해되고 각자의 길을 향해 떠난다. 해체 위기에 놓였던 밴드는 하나의 사건을 계기로 다시 뭉치게 되고 러셀 역시 그들과 함께 기억을 공유하며 점차 변화해간다. 하지만 한국전쟁이 발발하고 러셀의 한국 파병이 결정되자 러셀은 자신이 작곡한 ‘out of this world’라는 곡을 밴드에게 선물로 주고 떠나게 되는데…
